[내외시사뉴스=이충재 기자]박선미 시인이 첫 번째 시집 『잇단 음표』(2022.9)에 이어 2024년 7월 두 번째 시집 『다닥다닥 쑥부쟁이』을 출간하여 화제다.
박선미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다닥다닥 쑥부쟁이』(도서출판 홍두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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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시인의 첫 시집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모티브로 한 가정사를 서사매개로 하여 창작됨으로써 심중의 그리움과 인생사 고뇌를 담아냈다면, 두 번째 시집은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고향과 시인 내면의 우주적 마인드를 가지고 나와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들의 내면 정서를 깊게 다루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 시사하는 바가 독특하고도 신선하다고 할 수 있다.
박선미 시인의 시 세계는 결코 난해성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렇다고 시가 가볍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선미 시인이 추구하는 그 의미는 맑고 안락한 풍경을 만들어 놓고, 그 시적 정원으로 독자들을 초청하여 영혼의 상태, 진정성과 정체성 그리고 현재적 측면에 처해 있는 인간 고뇌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숙론(熟論)하자는 심도 있는 의도가 엿보이는 작품집이다.
이 시대는 사유의 기능을 잃어 버렸다. 인문학적 마인드가 이미 실용적 일상주의에 매몰되어 선과 악, 옮고 그름를 가려야 하는 시시비비(是是非非)의 기준이 땅에 떨어져 밟힘 당하고 만 상황이 지속적으로 연출되고 있다. 이런 시대를 안타깝게 여긴 시인은 자신의 내면으로 난 창 하나 열고, 사물과 사람과 우주와 이미 이 세대를 떠난 선친들과 친구들과 이웃들의 속성을 반추하면서 홀로 남은 시인의 청사사진을 그려 보이고 있다.
그 보고서가 시집이어서 좋고, 그 대상이 시를 사랑하는 불특정 다수의 시 독자여서 좋다라고 할 만큼 시적 중심이 잡혀 있다. 그래서 박선미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을 읽고 있노라면, 시인의 생애가 궁금해지고 일상과 시인의 사유의 넓이와 깊이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만약 독자들이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시집을 열어 본다면 아마도 시인의 시름은 깨끗하게 씻기움 당하고. 그 지적 노동의 피로가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바다.
시가 읽히지 않는 시대, 시인들이 시인 됨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오해하면서 창작하는 시대에 모처럼 시 중심의 삶을 살면서 살아있는 것들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시인의 행보와 맞닥뜨릴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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