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논평] 전기요금 정상화 없는 한전채 한도 확대, 경제위기만 불러
- 전력 판매시장 개방과 화석연료 의존도 줄이기 위한 재생가능에너지 진입장벽 해소 필요
사)에너지전환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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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11/2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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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기업위원회(산업위) 법안소위가 논란이 되어왔던 한국전력공사(한전) 발행 채권의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 대비 현행 2배에서 5배로 늘리기로 한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천문학적 적자의 여파로 한전의 자본금과 적립금이 올해 45조 9천억원에서 내년 14조 7천억원으로 줄어드는 반면 한전의 예상 사채발행액은 올해 70조원에서 내년 110조원으로 대폭 증가할 전망이라는 위기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와 국회가 한전 적자의 원흉인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을 그대로 방치한 상태에서 이 같은 한전의 사채발행액 한도 확대는 문제를 오히려 대형 폭탄급으로 키우기만 할 뿐이다.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은 ①가격의 수요조절기능 박탈, ②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로 인한 무역적자, ③전기요금 보조로 인한 부의 양극화, ④한전채 확대로 채권시장에서 밀려나는 기업들의 자금난 심화를 일으켜 경제위기까지 야기할 전망이다. 더욱이 한전의 천문학적인 적자는 지배주주인 산업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떨어뜨리고 기업의 대출 여력까지 40조원 이상 대폭 감소시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일파만파로 번지게 된다.

 

이집트는 고유가 상황이던 지난 2013년 에너지공기업들을 통한 전기, 가스 원가 이하로 공급하다 정부예산의 22%를 넘는 35조원(현재가치 기준)에 달하는 적자 누적으로 국제통화기구(IMF)와 세계은행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다. 당시 세계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이집트의 에너지 요금 보조는 소득 상위 20%에게 하위 20% 대비 8배에 이르는 수혜를 몰아준 것으로 나타나 부의 양극화를 오히려 심화시켰다.

 

국내 대표적 전기요금 보조 사례인 농사용 전기요금의 경우도 지난해 한전 실적 기준 보조금 혜택의 40%가 불과 전체농가의 0.4%인 8천호의 대형농가에 집중되었고, 호당 보조금 혜택도 196만호의 농가의 경우 연간 37만원에 불과한 반면 이들 대형농가에는 무려 160배인 5,917만원이 돌아갔다. 국내의 무차별적인 전기요금보조는 부의 양극화만 부를 뿐이다.

 

정부와 국회는 전기요금 정상화는 외면한 채 한전채 발행한도 확대, 도매 전기요금 상한제와 같은 ‘땜질’처방만 하고 있으나, 이는 전력시장의 생태계 붕괴는 물론 국가부도 위기까지 야기하고 있다. 이런 안일함은 결국 “전기는 공공재”라는 시대착오적인 관념에서 비롯된다. 이번 위기를 계기로 전기는 희소한 시장재라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며, 전력시장의 대대적 손질이 필요하다.

 

미증유의 에너지 공급위기 앞에 이집트사례와 같은 국가부도사태를 방지하고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해 한전이 독점해오던 전력판매시장을 개방해 원가가 전기요금에 자동적으로 반영하도록 해야하며, 해상풍력 등 연료수입이 필요없는 재생가능에너지의 시장진입장벽을 해소해야 한다.

 

또한 전기요금 정상화시 국내 가정과 기업들이 체감하게 될 비용부담은 전력시장 왜곡을 야기하는 전기요금 할인이 아닌 재난지원금 성격의 정부재정을 통한 지원으로 완화시켜야 한다. 유럽의 대표적인 사례인 독일의 경우 전기, 가스요금 상승으로 인한 가정과 기업의 부담을 전기요금할인이 아닌 2천억유로(약 279조원) 정부재정을 조달해 지원할 계획이다.

 

논평 원문 확인 : http://energytransitionkorea.org/post/44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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